☞ 니조성 탐방을 마치고, 마트에 가서 물도 좀 사고, 생필품을 몇 개 사다 보니 시간이 거의 오후 5시가 다 되어 마지막으로 하나를 더 봐야겠다 싶어 인근에 있는 교토고쇼까지 걸어가 보기로 하였다.
지도상으로는 동쪽으로 한블럭, 북쪽으로 한 블록 정도 걸어가면 될 것 같았다. 나중에 안 내용이지만, 교토고쇼 북쪽에 도시샤대학교가 있는데, 그곳이 윤동주 시인의 모교이고, 시비도 있다는 사실을 그때는 몰랐다. 미리 알고 있었다면 도시샤대학교로 갔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나중에 다시 기회가 있으리라 위로해 보았다.
교토고쇼는 일본의 천황이 기거하던 곳으로 메이지유신으로 메이지 천황이 도쿄로 이사하면서 천황의 황궁으로서의 역할은 끝이 난 곳이다. 원래 교토고쇼외에 선왕이 살던 선동어소도 있고, 천황의 친척과 대신들이 교토고쇼 주변에 살았으나, 모두 도쿄로 이사하고 난 후에 황궁을 제외한 나머지 사가들을 대부분 헐어버리고, 교토교엔이라는 공원으로 조성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재 남북으로 1300m, 동서로 700m 정도의 면적에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시간이 너무 늦어 교토고쇼안을 관람할 수는 없어서 교토교엔인근을 둘러봐야만 했는데, 워낙 넓어서 도보로 이동하는데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교토고쇼를 중심으로 황궁문과 울타리라도 둘러봐야겠다 싶어 주변을 돌아다녔다. 내부에는 유적지 복원을 위한 공사들이 한창인 것 같았다.
울타리 주변으로는 니조성의 해자처럼 좁은 배수로가 울타리를 따라 흐르고 있었는데, 방어 목적이 아니라 편의 목적으로 조성된 것이었다.
교토교엔의 안내도를 보니 내부의 정원이 나름 아름다울 것 같아 보였는데, 시간이 너무 늦어 볼 수 없어 많이 아쉬웠다.
동쪽의 선왕의 거소라는 선동어소 쪽으로 해서 나오는 길에 신사의 대문이라는 도리가 보여서 한 장 찍어 보았다. 신사의 나라답게 가는 곳마다 신사가 엄청나게 많이 있었고, 그 대문인 도리도 엄청나게 많음을 알 수 있었다.
이제 하늘이 어둑어둑해져 호텔로 복귀해야 할 시간이 된 것 같아 인근의 데마에야니기역까지 도보로 이동해야만 했다. 이동하는 길에 교토를 관통하는 가모강을 만날 수 있었다. 가모강 저편으로 다리를 지나면서 바라보는 풍경은 우리나라의 어느 소도시 강변의 모습과 별 차이가 없는 친숙한 모습이었다.
데마에야니기역에 도착하여 게이한선을 타고 오사카 쪽으로 향했다. 퇴근시간이라 그런지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오사카 시내가 가까워지자 그냥 호텔로 들어가기는 좀 이른 것 같아서 오사카 번화가로 나가봐야겠다는 생각에 신사이바시역에서 내렸다.
신사이바시역에서 내리자 일본인들이 신사이바시라고 발음하는데 그게 그렇게 멋있게 들려서 몇 번을 따라 발음하면서 역을 빠져나갔다. 쉰샤이바쉬를 성조와 섞어 발음하니 빠다바른 영어같은 느낌도 나고 뭔가 외국어를 하는 멋진 느낌도 나고 해서 도로를 돌아다니면서 계속 쉰샤이바쉬를 외쳐댔다.
주변을 둘러보다가 배가 고파 저녁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일본에 왔으니 일단 라멘을 한 번 먹어봐야 하지 않을까 해서 어슬렁거리다가 시장에서 먹는 게 좋을 것 같아 호텔로 가는 길에 시장이 있으면 찾아서 먹기로 하였다.
도톤보리나 난바지역은 다음에 예정이 되어 있어 신사이바시에서 숙소인 호텔 마이스테이스사카이스지 혼마치까지 걸어가보기로 했다. 도시를 알고 친숙하게 느껴지려면 역시 지도를 보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것이 제일이라는 신념 때문이었다. 신사이바시에서 혼마치까지 큰길을 따라 걷다가 혼마치 거리에서 시장같이 보이는 곳이 있었고, 입구에 라멘집이 보여서 들어가니, 무인 자판기에서 주문을 하라고 했다.
일단 가장 기본이 되는 라멘을 주문했는데, 돼지고기에 김을 말아주는 게 특이했다. 요리사들이 정면에서 손님이 보는 앞에서 요리를 하고 있었고, 길게 늘어진 일자식탁에서 식사를 했다. 비주얼도 느끼하게 보였지만 고춧가루 없이 정말 느끼해서 배가 고프다곤 하지만 몇 젓가락 먹을 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요리사가 바로 앞에서 딱 보고 있는데, 맛없게 먹을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웃으면서 맛있는 표정으로 국물까지 싹 다 비우고 일어났다. 내가 쟤들 관점에서 외국인이다 보니 사소하지만 한국인 욕을 안 먹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컸던 것 같다.
니글니글함을 뒤로한 채, 긴 하루 일정을 마치고 숙소인 호텔 마이스테이스 스 사카이스지 혼마치에 도착했다.
외국에서의 귀한 하루를 위해 고군분투한 느낌이었다. 오늘밤은 피곤함에 잘 잘 수 있겠지,...
'여행과 맛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과거 오사카 교토 여행기 7 (0) | 2019.10.06 |
---|---|
과거 오사카 교토 여행기 6 (0) | 2019.10.05 |
과거 오사카 교토 여행기 4 (0) | 2019.10.02 |
과거 오사카 교토 여행기 3 (0) | 2019.10.01 |
과거 오사카 교토 여행기 2 (0) | 2019.09.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