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시미라는 지역에 있는 후시미이나리 신사(다이샤) 라는 곳으로 이동하는 날이다. 일본 영화 "게이샤의 추억"의 촬영지로 유명한 이 곳은 나라시대인 711년에 최초로 조성되었으며, 현재 이나리산의 약 26만평 대토지를 보유한 대신사이다. 이나리는 오곡의 신, 농업의 신이라고 하며, 일본 전국에 약3만개의 이나리 신을 모시는 신사가 있는데, 그 총본산이 이곳 후시미 이나리 신사라고 한다. 일설에 따르면 나라시대인 711년에 신라계 사람들이 이 곳에 신사를 세웠다고도 한다.
이나리 신의 전령은 여우로 여우가 창고의 열쇠를 가지고 있거나, 쌀을 물고 있는 동상도 있고, 붉은 색이 악귀를 물리치고 퐁요와 밝은 희망을 상징하는 신령한 색이라 여겨져 붉은 색의 수천 개 도리이들이 산 전체를 뒤덮고 있는 센본도리이터널로 유명하다. 이나리 신에게 사업의 번영이나 가정의 안녕을 기원하며 사업가들이나 일반인들이 기증하는 붉은 색 도리이가 쌓여 산 전체를 붉게 물들이고 있다. 센본은 천개라는 의미이지만 현재는 만개가 넘는 도리이가 있다고 한다. 도리이는 불경한 곳, 즉 세속세상과 신성한 곳, 즉 신사를 구분짓는 경계이자 관문의 의미를 담고 있다.
후시미이나리 신사로 가는 길에 가까운 전철역은 JR선의 이나리역과 게이한선의 후시미이나리역이 있는데 이나리역이 좀 더 가깝다. 전철역에서 내려서 신사쪽으로 가다보면 교토를 가로지르는 가모강으로 흘러들어가는 개천을 만날 수 있다.
개천을 지나 좀 더 신사쪽으로 가다보면 지상철인 JR선과 마주치게 되며, 전철이 지나가는 시간엔 차도 사람도 멈춰서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사라지고 있는 풍경이지만, 아직도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어 정겨웠다.
신사로 다가갈 수록 줄지어 들어선 상가들이 관람객들을 반겼는데, 신사의 출입구임을 알리는 도리이가 붉은 색 단장을 하고 맞이하고 있었고, 석재 도리이도 있었다.
입구 우측에는 약간 흉물스런 모습의 호텔인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건물이 들어서 있었다. 이건 무엇에 쓰는 건물인고,..
드리어 출입구에 도착했다. 빨간 도리이가 보였다. 빨간 도리이 뒤로 정문격인 사쿠라몬이 웅장하게 들어서 있다.사쿠라몬은 일본을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자신의 모친에 대한 병치료 목적으로 1589년 봉헌하여 중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양 옆으로 빨간 스카프를 한 백여우상이 호위를 위해 자리해 있다. 좌측에는 여느 다른 일본 신사나 사찰과 마찬가지로 신사 출입전 손을 씻고 들어가는 수도시설이 있다.
신사는 무료로 24시간 개방하고, 산정상까지 센본 도리이 터널이 연결되어 있으나, 정상까지 올라가려면 2-3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로우몬을 통과하니 이렇게 이동하라는 순로 화살표지판이 있었고, 본전이 여기 있음을 알리고 있었다.
중요 건물마다 수호신으로서 여우상이 있었는데, 목에 빨간색 스카프를 하고 곡식이 들어있는 창고의 열쇠을 입에 물고
늠름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신사앞마당을 둘러보는 것은 아직 신사의 일부를 본 것에 지나지 않고, 신사의 진면목은 센본 도리이 터널을 따라 탐방하는 것인지라, 신사 본전을 지나 센본도리이를 보기 위해 가파른 계단 길을 올라갔다. 중국풍 물소머리 아담한 신사가 환영나와 있었고, 이 곳을 지나 조금 올라가니 드디어 빨간 색 도리이가 수없이 줄지어 늘어선 센본 도리이 터널이 시작되었다.
센본 도리이의 높이는 보통 2미터정도이며, 노송나무나 삼나무를 사용한 목재를 재료로 만든다고 한다. 전체 센본 도리이는 400미터 정도이며, 계단은 1300단 정도 된다고 한다.
작은 사이즈의 도리이 설치가격은 20만원 정도부터 이고, 큰 사이즈의 도리이는 1300만원이 넘는다고 한다. 에도시대부터 봉헌이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고액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봉헌하려는 사람들이 줄지어 있다고 한다.
센본 도리이가 늘어선 안쪽에는 언제 누가 봉헌했다는 표시가 가득했다. 일본의 연호는 천황이 즉위하여 시작되는데, 평성(헤이세이)은 아키히토 천황의 연호이다. 헤이세이시대는 1989년부터 시작되어 2019년까지 31년간인데, 헤이세이 20년은 2008년이 된다.
일련의 센본 도리이를 지나가게 되면 다시 아래와 같은 터널을 만나게 되는데 우측통행을 강조하고 있다. 어느 쪽으로 들어가든 상관없지만 들어간 곳과 같은 곳으로 나오면 재수없다고 한다.
한참을 붉은 색 센본 도리이를 영혼없이 지나다니다 산정상까지 갈 요량이 아니라면 이제 돌아가자 싶어 산중턱즈음에서 반대편 센본 도리이 터널을 통해 내려왔다.
여유있는 하산길에 올라가면서 보지 못했던 주변을 둘러보니 시냇물도 흐르고 있었고, 단풍도 있어 가을엔 더 이쁠 것 같았다.
이제 거의 다 내려왔음을 알려주는 여우상이 좌우측으로 하산길에 들어선 관람객들을 환영해주고 있었다.
이 여우상을 지나, 왔던 길을 따라 신사를 빠져 나왔다. 신사를 나오면서 강렬했던 빨간색과 여우 밖에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바탕은 녹색 초록과 여우인데, 이것을 빨간색 안경으로 보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일본에서 네번째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는 신사, 후시미이나리신사는 711년 이나리산 정상에 신사를 모시고, 816년 신전을 건립했다고 한다. 일본 전국시대가 시작되는 오닌의 난때 건물이 소실되었다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통일후 다시 건축하기도 하고, 오랜 역사를 가진 후시미이나리 다이샤 는 일본을 느낄 수 있는 전통의 명소로 한번쯤 들러봐야 하는 곳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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