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정차할 역은 아라시야마역이다. 아라시야마는 후시미이나리, 은각사, 청수사 등 교토 동쪽에 위치한 관광지와 대칭을 이루는 교토 서쪽에 위치한 유명 관광지이다. 가쓰라강 주변으로 유명한 덴류지, 즉 천룡사가 있고, 운치 있는 도게츠교가 있고, 대나무 숲으로 유명한 치쿠린이 있다.
오래전에 만들어진 목교인 도게츠교는 낙동강 위에 놓여진 어느 시골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운치가 있다.
도게츠교는 도월교, 달이 다리를 건너는 것 같다는 의미로 어느 일본 왕이 붙여주었다고 전한다. 아라시야마 지역의 상징물로 유명한 다리이다.
도게츠교를 왔다갔다 하면서 가쓰라강을 바라보다가 반대방향인 아라시야마쪽으로 방향을 잡고 걸었다. 이곳은 옛날 헤이안 시대 때 귀족들이 가쓰라강 주변으로 별장을 만들면서 유명해졌다고 한다.
아라시야마 거리는 상점들과 함께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었고, 차량 통행도 많았다. 교토 서쪽 외곽에 자리한 한가로운 관광지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아라시야마 거리를 한참 올라가다보니 사람들이 꺾어 들어가는 골목이 있었다. 사람들을 따라가다 보니 대나무가 양쪽을 빽빽하게 매운 치쿠린이 시작되고 있었다.
치쿠린은 약 600미터 길이의 대나무숲길로 아름다운 겉 풍경과 달리 이곳을 지나다니다 보면 모기를 비롯한 벌레떼들의 공격에 불쾌한 느낌이 들기도 하니, 여름에도 긴팔을 입어야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게이샤의 추억에서도 치쿠린이 나오기도 하며, 담양의 죽녹원과 같은 느낌이기도 했다.
치쿠린을 따라 가다보면 천룡사(텐류지) 북문이 나오는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정원이 아름다운 사찰이기도 하고,
교토의 선종일파인 임제종 5대 사찰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곳으로 평가되는 곳이기도 하다. 정원만 관람하기 위해서는 500엔의 입장료가 필요하다.
천룡사 북문으로 들어와서 정원으로 가는 길에 개구리인지 두꺼비에게 동전을 던져 소원을 비는 연못도 보였다.
천룡사는 1339년, 무로마치 막부를 세운 초대 쇼군인 아시카가 타카우지가 고다이고 천황를 애도하기 위해 선승인 무소우 소세키를 불러 창건하게 했다고 한다. 사찰은 여러 번 거듭된 화재로 인하여 소실되었으며, 현재 남아있는 것들은 대부분 메이지 시대(1868년-1912년)에 재건되었다고 한다.
법당 내부를 보기 위해서는 300엔의 추가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법당앞에 있는 소겐지 연못에 조성된 정원은 일본의 특별 명승지로 지정되었으며, 창건자인 무소우 소세키의 작품이라고 한다.
메이지유신시대에 일본은 조선과 마찬가지로 억불정책을 강하게 펴나갔으며, 천룡사도 그 피해를 입고 토지가 몰수되어 도월교 건너편까지이던 사찰의 면적이 1/10로 줄어들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정원을 회유식 정원이라 하는데, 사찰 주변을 돌아보면서 정원을 느낄 수 있는 탐방형, 산책형 정원이란 의미라고 한다. 여기 저기 돌아볼 수 있는 곳이 많아 어떤 이는 2시간동안 사찰 내부 정원을 돌아보았다고 한다.
이 연못 주변에는 일본의 전통 모래 정원양식인 가레산스이 방식의 모래 정원도 조성되어 있었다.
법당 앞쪽에서는 소겐지 연못을 향해 열심히 사진을 찍는 관람객들로 인하여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천룡사 자리는 원래 가메야시마 별궁이 있던 자리를 아시카가 다카우지가 사찰로 개축한 것이라 하며, 처음 창건 당시에는 150여개의 건물들이 들어서 있었으나, 15세기 오닌의 난을 겪으면서 규모가 축소된 것이라 한다.
일본에서도 사찰의 정원이 아름다운 곳은 드문 현상이라고 하는데, 천룡사의 경우는 오랫동안 천황의 이궁으로 사용되어 정원이 잘 가꾸어진 덕분에 현재에도 이와 같이 아름다운 정원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천룡사 정문으로 나오니 다시 아라시야마 거리가 나왔다.
아직 아라시야마 지역에서 봐야 할 곳이 사랑의 인연을 연결해 준다는, 그래서 많은 연인들이 찾는다는 노노미야 신사와 이끼 정원으로 유명한 기오지 등이 남아 있었지만, 어쩔 수 없는 시간 제약 때문에 이쯤에서 아쉽게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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