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성에 있는 육군 상무대 가는 길에 인근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백양사에 들렀다.
11월의 늦가을이라 단풍이 사그라져가는 시점에서 꺼져가는 마지막 풍경을 담고 싶기도 했고,
백양사 단풍을 보지 않고서는 가을을 논하지 말라는 얘기도 궁금했다.
백양사로 들어가는 입구는 전국에서 온 관광객들로 항상 붐비는 곳이다. 이곳 주차장에 주차하기 위해서는 많은 인내와 시간이 필요함을 미리 인식하고 가는 것이 좋다.
백양사 주차장에서 내려서면 산채비빔밥이나 전 같은 지역 맛집들이 늘어서 있는데, 그닥 나쁘지는 않았다.
이 곳에서 부터 양옆으로 쭉 늘어선 가로수길이 꽤나 길게 이어지는데, 산책하듯이 가볍게 걷다보면 지루하지 않게 올라갈 수 있다.
백양사임을 알리는 산문이 거대한 기와와 함께 모습을 드러내고, 그 입구에 매표소가 있다. 많은 단체 관람객들이 줄지어 표를 사기 위해 시끌벅적하게 늘어서 있고, 얼굴엔 기대감이 가득하다.
이곳에서 절의 본 건물인 대웅전까지는 10-15분 정도 걸어 올라가야 하는데, 올라가면서 바라보는 풍경이 단풍과 호수가 어우러져 전혀 지겹게 느껴지지 않는다.
백양산는 백제 무왕 32년(631)에 여환이라는 승려가 창건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다가 고려시대에 이르러 덕종 3년(1034)에 중연이라는 스님이 중창한 후, 정토사라 개칭하였고, 조선 선조 7년(1574)에는 환양선사(喚羊禪師)가 백양사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알려져 있다.
전설에 따르면, 환양선사가 절에 머물면서 영천굴이라는 곳에서 법회를 열어 금강경을 설법했다고 하는데, 법회를 열고 3일째 되는 날, 흰 양이 나타나 설법을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고 하며, 7일째에 법회가 끝나고나서 환양선사가 꿈을 꾸었는데, 흰 양이 나타나 자기가 원래는 하늘에 사는 천인이었다가 죄를 지어 짐승이 되었는데, 환양선사의 설법을 듣고 다시 천인으로 환생하게 되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환양선사가 이튿날 아침에 일어나 암자 앞으로 나가보니 흰 양 한 마리가 죽어 있었으므로, 절의 이름을 백양사(白羊寺)로 바꾸었다고 한다. 다른 이야기에는, 환양선사가 대웅전에서 법화경을 설법하니 산에서 산양들이 많이 내려와 경청하였으므로 백양사라 개칭했다고 하는데, 어쨋든 백양, 즉 흰 양과 관련이 있는 절이긴 한 모양이다.
올라가는 길에는 박물관도 있고, 산에서 내려오는 개울도 운치있게 흘러내려 올라가는 산책객들을 지루하지 않게 해주었다. 그중에서 특히나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큰 나무가 하나 있었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갈참나무가 백양사에 있었는데, 무려 700년의 수령을 자랑한다고 한다.
갈참나무의 도토리로 인하여 다람쥐들이 좋아한다고 한다. 울릉도에 2500년된 도동향나무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랜 수령을 자랑하는 나무라고 한다.
백양사에서 가장 하이라이트는 백양사 쌍계루와 호수가 어우러지는 풍경일 것이고, 그 그림자가 비치는 조영은 많은 카메라맨들의 워너비 풍경으로 유명하다.
아름다운 쌍계루 주변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수많은 인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고, 호수에 비친 사람들과 쌍계루의 그림자는 역시나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이를 뒤로 한 채, 사찰 내부로 들어서니 극락전, 대웅전 등 내부 건물들이 들어서 있었고,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주요 건물로는 환양선사가 세웠다는 극락전이 가장 오래되었으며, 대웅전(지방유형문화재 43)은 1917년 만암 스님이 주지로 있으면서 백양사 중건 때 지은 것으로, 석가모니불, 보살입상, 16나한상이 봉안되었다.
백양사의 아름다운 풍경을 뒤로 한 채,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움직이며, 마지막으로 백양사로 통하는 산문을 찍으면서 이 날의 아쉬운 추억에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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